도심 번화가에서 어젯밤 정전사태가 벌어졌는데 알고보니 범인은 까마귀였습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벌어진 일인데, 밤마다 모여드는 까마귀떼 때문에 시민들이 공포감을 느낄 정도라고 합니다.
김지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갑자기 불이 나가자 당황한 시민들.
[현장음]
(야 어떡해 이거?) 그럼 인계동 싹 다 나간 거야?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인근 대형마트와 상점 300여 곳이 정전된 겁니다. 범인은 까마귀였습니다.
[한국전력 관계자]
"까마귀가 감전이 돼서 그 부분 때문에 사고 나서 정전이 있었다고… "
"까마귀떼는 늘 이런 전깃줄에 앉아 있는데요.한꺼번에 날아갈 경우 전선이 위 아래로 흔들리면서 합선이 일어나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원에는 지난해 12월부터 많게는 1천 마리까지 추정되는 까마귀떼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전선 위에 가득한 까마귀 때문에 소음은 물론 배설물 문제도 심각합니다.
"저녁만 되면 매일 까마귀떼가 날아드는 번화가 한복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까마귀 배설물이 곳곳에 떨어져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최응섭 / 경기 수원시]
"전부 다 까만 새만 앉으니까 혐오감이 오죠. 소리 지르면서 훠이훠이 해도 안 날아가요."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까마귀는 보통 중부지방에 잠시 머문 뒤 남부 지방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석 달 넘게 수원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수원시는 근처 논밭에 먹잇감이 많기 때문인 걸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평
영상편집: 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