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년 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던 70세 여성이 올해 다시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편견에 맞서 싸웠던 그녀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 그녀가 달았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0년 만에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선 캐서린 스위처 할머니.
평생 마라톤으로 다져온 탓인지 70살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미가 넘쳐납니다.
가슴에 단 출전번호 261은 그녀에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스위처 씨는 당시 대학생이던 1967년 여성으로는 최초로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출발 후 얼마 가지 않아 봉변을 당했습니다.
레이스 감독관을 비롯한 덩치 큰 남성 여러 명이 달려들어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출전 번호를 찢으려 한 겁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카메라 앵글에 담겨 훗날 여성의 스포츠 참여에 대한 편견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캐서린 스위처 / 보스턴마라톤 첫 여성 참가자(70세) : 레이스 감독관이 버스에서 뛰어 내려와서는 나를 잡고 소리쳤습니다. 레이스는 엉망이 됐습니다.]
스위처 씨는 감독관의 저지를 뚫고 4시간 20분에 걸쳐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그러나 대회 주최 측은 스위처 씨를 실격 처리했고 아마추어 육상연맹도 덩달아 그녀를 제명했습니다.
그녀의 이런 노력은 1972년부터 보스턴 마라톤에 여성이 출전하는 길을 열었고 1984년 여자 마라톤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데도 이바지했습니다.
[캐서린 스위처 / 보스턴마라톤 첫 여성 참가자(70세) :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여러분 자신이 여러분 능력에 대한 최악의 심판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발 한발 앞서가면 뭐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스위처 씨는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50년 전 잃어버릴 뻔했던 261번을 다시 가슴에 달고 뛰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261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그녀를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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