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검이 쉽지 않다던 뇌물죄를 적용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긴 했지만, 이 뇌물을 받았다는 박 대통령은 여전히 '큰 산'으로 남아있습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차일피일 미루며 대면조사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무산된 조율 과정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뇌물 혐의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은 한결같았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엮었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지난달) : 희한하게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은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은 거고요.]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특검은 뇌물죄 입증을 위한 사법부의 1차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박 대통령 조사는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기소는 물론 '강제소환'도 불가능한 불소추권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 버티는 이상, '날개'를 단 특검도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특검은 한 차례 대면조사 무산으로 불거졌던 신경전까지 접고, 얼마 전부터 다시 접촉에 나섰지만, 박 대통령 측은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규철 / 특별검사보 : (대면조사 조율은) 큰 진전이 없습니다.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날짜 공지 여부도 현 단계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박 대통령이 반드시 해명에 나설 거란 관측도 있지만, 이번에도 수사 막판 조사를 거부할 거란 우려도 큽니다.
박 대통령은 앞선 검찰 수사에서도 '피의자 입건'이란 수사 결과에 반발해, 국민에게 한 약속을 뒤집고 조사를 무산시켰습니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 조만간 항고 여부를 결정하고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대해서도 최종 입장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특검은 현직 대통령의 첫 대면조사가 결국 불발될 경우, 조사가 무산된 전체 과정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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