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구조하던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강연희 소방경.
뇌출혈을 앓다 끝내 숨졌습니다.
하지만 폭행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며 위험 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했는데요.
늘어나는 폭행과 폭언 속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호신술까지 익히는 119 구급대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급차 안에 누운 남성이 쉼 없이 주먹을 휘두릅니다.
[현장음]
"○○놈아, 뭐! 뭐! 뭐!"
구급대원을 아예 구석에 몰아넣고 무차별 폭행한 사건도 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은 역대 최고치인 215건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취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례입니다."
[박연진 / 119 구급대원]
"손목을 잡힌다든지 (취객이) 팔을 때린다든지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김민주 / 119 구급대원]
"옷 안에다 송곳과 칼을 갖고 있는 환자를 우연히 마주쳤을 때, 항상 긴장하고 출동합니다."
폭언, 폭행에 흉기 위협까지 직면하면서 서울영등포소방서는 구급대원을 위한 호신술 수업을 열었습니다.
관내에 주점과 노숙인들이 많아 주취 폭행 위험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구급대원들이 배우는 호신술은 취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동작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손목을 잡혔을 때 손을 빼고, 주먹이 들어올 때 방어하는 기술들입니다."
[문지환 / 호신술 강사]
"적극 대응을 못하니까 때리지 않고, 본인을 방어할 수 있는 그런 부분 정도로 교육했죠."
구급대원에게도 호신장비를 보급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스스로 몸을 지키려는 구급대원이 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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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강민
그래픽 :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