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을 장식한 우리나라 근대 미술작품 가운데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만 따로 모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시대의 모습과 화가의 고민이 인물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겼는데, 어떤 얼굴들일까요?
김혜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정자관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짧은 머리지만 한복을 입은 파리 유학파 이종우와 월북 작가 김용준.
구한말 조선인 정체성에 대한 화가들의 신념이 자화상에 담겨 있습니다.
평양 능라도를 배경으로 목욕하는 여인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 기법의 누드화인데 당시는 불건전하다며 신문에도 실리지 못했습니다.
생생한 표정이 돋보이는 이 대가족 그림은, 옷차림과 가옥 구조 등을 잘 알 수 있어서 문화재로 등록됐습니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아기를 업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부터 흰 한복을 입고 보리 타작하는 농민들까지.
6·25 전쟁 이후 삶의 재건에 힘쓴 인물들이 화폭에 많이 담겼습니다.
푸른 담배 연기를 내뿜는 여인, 여성의 욕망이 억압되던 1970년대 천경자의 작품은 분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이른바 '민중미술'의 핵심도 바로 인물이었습니다.
농민과 광부, 지쳐 보이는 어머니 등 시대를 살아간 서민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화폭을 장식했습니다.
[조은정 / 미술사학자·전시자문위원 : 인물화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것은 한 개인의 모습, 또는 그 시대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일 겁니다. 그 시대에 미술이 고민했던 것들을 추이를 관찰하면서 볼 수 있고.]
이번 전시에는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아낸 화가 54명의 작품 71점이 소개됐습니다.
지난 100년을 산책하듯 화폭 안의 인물들을 마주하다 보면 당시의 시대상과 시대별로 달라졌던 미학적 고민을 함께 엿볼 수 있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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