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10년이 돼 갑니다.
하지만 참사의 핵심 가해 업체인 옥시의 당시 대표는 문제가 불거진 뒤 해외로 떠나 지금까지도 한국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인데도 옥시의 손해배상은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입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반지하 자취방에서 살던 김승환 씨는 마트에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서 썼습니다.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으로 호흡기 질환이 심각해져 회사까지 그만뒀습니다.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 증상으로 결국, 양쪽 폐 이식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김승환 /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숨을 못 쉰다는 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인 줄 몰랐고요. 숨을 못 쉬니까 화장실 가는 것부터 씻는 것 하나하나가 심지어 앉아 있는 것마저도 숨이 가빠서.]
생후 8개월 된 셋째 아이를 위해 옥시 제품을 구매해 2003년부터 2년 동안 사용한 박수진 씨의 아픔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세 아이 모두 천식에 아토피를 앓고 있고 박 씨 역시 제 기능을 하는 폐 부위가 절반뿐입니다.
[박수진 /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삼 형제를 계속 병치레를 돌보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는 제가 아파도 아프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55%의 폐를 가지고 숨을 쉬는 거죠.]
우후죽순 늘어나던 폐 질환 환자들, 그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였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오는 8월 31일이면 꼭 10년이 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마련해 구제에 나섰지만,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합니다.
제인 전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3년 동안 한국의 옥시 마케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안전하다는 허위 표시와 광고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인물입니다.
사태가 커지자 한국을 떠났고,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대면조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의 적색 수사 수배가 내려진 이후로도 5년이 흘렀습니다.
제인 전 대표가 지난해 인터폴에 적색수배 해제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피해자들의 분노가 커졌습니다.
책임자가 버젓이 있는데도 소환 조사 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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